'무설탕' 소주의 배신

입력 2024-05-01 18:20   수정 2024-05-09 16:32

‘제로슈거’(무설탕)를 내세운 소주가 열량과 당류에서 일반 소주와 큰 차이가 나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. 알코올 1% 미만의 ‘비알코올’ 맥주도 ‘무알코올’ 맥주로 오인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.

1일 한국소비자원은 국내에서 판매 중인 좋은데이, 진로, 대선, 처음처럼 새로 등 5개 제로슈거 소주를 검사한 결과 당류가 포함되지 않았다고 밝혔다. 다만 비교군인 일반 소주의 당류도 100mL당 평균 0.12g에 불과했다. 사실상 일반 소주도 제로슈거 소주로 표시할 수 있는 수준인 미량의 당류가 들어 있다는 얘기다.

소비자원은 제로슈거 소주의 열량은 일반 소주 대비 100mL당 최소 2.85%(2.60㎉)에서 최대 13.87%(14.70㎉) 낮았다고 설명했다. 하지만 알코올이 100mL당 최대 2.6도(14.38㎉) 낮고, 알코올 도수에 따라 열량이 차이 나는 점을 고려하면 당류 차이가 소주의 열량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. 식품의약품안전처 고시에 따르면 식품 100mL당 열량이 4㎉ 미만일 때 ‘무열량’을, 식품 100g 혹은 100mL당 당류 0.5g 미만일 때 ‘무당류’ 강조 표시를 사용할 수 있다.

제로슈거 소주의 당류·열량이 일반 소주보다 크게 낮을 것이라는 소비자 인식과 괴리가 있는 조사 결과다. 소비자원이 성인 2000명을 설문한 결과 68.6%는 “제로슈거 소주가 일반 소주보다 열량이 크게 낮을 것”이라고 답했다.

비알코올 맥주와 무알코올 맥주를 혼동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. 같은 설문에서 소비자의 57.2%(1144명)는 무알코올과 비알코올의 의미 차이를 몰랐다. 식품 표시 기준에 따르면 알코올 0%는 ‘무알코올’, 알코올 1% 미만은 ‘비알코올’로 표시한다.

소비자가 비알코올 맥주를 ‘알코올이 없는 것’으로 오인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. 소비자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대상 사업자에 제로 식품표시 개선을 권고하고 관련 부처와는 제로 강조 표시 개선 방안을 협의할 방침이다.

박시온 기자 ushire908@hankyung.com
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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